▲ 박정환이 7억여원을 벌어 2013년 상금왕에 올랐다.
박정환(20) 九단이 2013년 바둑계 '상금왕'에 올랐다. 한국기원 집계에 따르면 박정환은 올해 7억8300만원을 벌어 2위 최철한(5억5600만원)을 2억원 이상 따돌렸다. 잉씨배와 TV아시아선수권 등 국제 개인전 준우승, 농심배 주강배 등 국제 단체전 우승, 바둑왕전 물가정보배 맥심배 등 국내 기전 우승, 한중 바둑리그 상금 등이 주 수입원이었다.
박정환의 올해 상금 총액은 지난해 1위 상금(7억100만원·이세돌)보다 약간 많다. 이세돌은 2010년 이후 3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으나 올해 열 살 아래 후배 박정환에게 그 자리를 넘겼다. 이세돌은 금년엔 4억9100만원을 벌어 박정환 최철한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박정환의 상금왕 등극은 올해가 처음이다. 생애 첫 최우수기사로 뽑히고 다승상 승률상을 석권한 실적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연말 국제 단체전인 주강배 우승(3인 상금 총액 약 3억5000만원 분배 예정)이 특히 컸다. 비공식전 8국을 포함해 올해 84승 21패(승률 80.0%)를 마크했다. 1국 평균 약 745만원 꼴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박정환의 올해 상금액은 역대 5위에 해당한다. 종전 5위였던 2011년 이세돌의 수입(7억7400만원)을 추월했다. 연간 최고 기록은 2001년 이창호가 수립한 10억1900만원. 10억원을 돌파한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이창호는 그 밖에도 1997년과 2003년 9억원대, 1999년에는 8억원대를 벌어 역대 연간 상금 기록 1~4위를 독점 중이다.
금년 상금 4~6위는 김지석 강동윤 박영훈에게 돌아갔다. 수입 랭킹 10걸의 나이는 20대가 6명, 30대 4명이며 다른 연령대는 전멸했다. 지난해까지 10대였던 박정환이 2010년 이후 매년 5위 이내에 들었던 것과 비교된다. 이세돌(30) 조한승(31) 이창호(38) 목진석(33)이 20대 독점을 막았다. 이창호는 작년 5위에서 세 계단 후퇴했다.
국내 프로 284명 중 연간 상금 수입 1억원 이상 기사는 10명에 그쳤다. 상금 10위 기준으로 보면 올해는 1억100만원(목진석)으로 2012년의 1억2100만원(박영훈), 2011년의 1억3200만원(이영구)보다 적었다. 프로 기사 수입의 전반적 하향세는 국제대회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한국은 올해 열린 7개 국제대회 개인전서 1명도 우승하지 못했고 새로 창설된 몽백합배, 백령배 등 대규모 기전 패권은 모두 중국에 돌아갔다.
위 글은 조선일보 12월31일 자 이홍렬 기자의
[화요바둑] 돈·명예 모두 챙긴 남자, 박정환 을 그대로 옮겼습니다.